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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연 정파 없는 정당이 과연 가능할까요?
지금까지는 없었지만 예를 들어 앞으로 <공직후보 선출> 이나 <당대표 선거>를 한다고 합시다. 당원 13000명 짜리 정당에서 '당 대표'가 된다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결심이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할까요? 당권 장악을 위해선 반드시 어떤 세력을 결집하고 그 소집단내에서의 자체 검증이나 추대를 거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이 혼자 결심해서 튀어나온다면 거의 돈키호테 취급을 받을 것이고 선거운동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너무 경험적인 판단인지는 몰라도 조직적 배후 없이 순수하게 개인들만 나와서 벌이는 당내 선거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당권 도전 세력이란 것이 무엇이겠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파의 기원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이 이것을 모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양성화 해놓지 않으면 이것은 일종의 비공식 당내 결사체 혹은 네트워크, 비공식 인맥으로 존속하게 됩니다. 보이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작용하는 집단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파의 구태입니다)
예전에 사회당을 봅시다. 외부에서 볼 때 사회당은 단일정파 정당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계기가 있을 때마다 사회당은 분열되었습니다. 내부에 여러 가지 생각과 성향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즉 단세포 정당은 없습니다. 단지 그 잠재적 정파를 양성화 할 것이냐 혹은 음성적인 상태로 계속 관리할 것이냐? 라는 문제만 있을 뿐 '광의의 정파' 자체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이야 정파도 없고 보이지 않는 인맥들만 존재한 상태이고 아직 당내 선거도 한번 해본적도 없고 공식 의결기관조차 없는 엉성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정파등록제의 필요성을 전혀 못 느끼는 것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불가피하게 당내 권력 투쟁 상황이 도래 할 수밖에 없고, 이미 각 당원들의 정치성향에 따라 여러 가지 형식으로 정파의 기원이 만들어져 있는 상태로도 보입니다.
어차피 단일정파 정당이란 단세포 정당입니다. 아주 작은 정당이면 몰라도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에서 이런 단세포 정당을 모델로 할 수는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불가피한 제도가 아닐까 합니다.
2> 정파등록제의 기원
시간이 지난 얘기라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에 정파등록제를 생각할 때, 민주노동당내부의 자주파를 벼랑끝으로 몰기 위한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파 등록제라는 '공존 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분당'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에 의하면 결국 정파등록제가 안되서 분당한 셈입니다.
이런맥락에서 저는 주로 말은 정파등록제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등록하지 않은 정파'를 '금지'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서 정파등록제를 생각해 왔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가 생각한 정파등록제의 상을 읊어 보겠습니다.
3> 내가 생각하는 정파등록제의 상
제가 생각하는 정파등록제는 가칭 "당내 의견집단 등록에 관한 당규"를 만들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명시하는 것입니다.
+ 정파 통제조치 +
1> 정파 조직원 명단 중앙위 보고 (즉 공개)
2> 정파 조직원에 대한 임명직 당직 참여 금지
3> 비공식 정파, 반강령 정파, 해당(害黨)정파에 대한 중앙위의 해산명령
4> 정파조직원의 외부 정치단체 동시 가입 상황 공개.
5> 당 정보의 정파 독자 활용 금지.
6> 모든 당내 선거에서 후보로 나온 정파조직원의 <정파소속 공개> 의무화
7> 정파 강령, 조직 등 각종 정파 정보 공개 의무화
+ 정파 지원 조치 +
1> 당 기관지를 통한 "등록 정파"의 대당원 의견개진권 보장 (정기적으로 일정 분량)
2> 정파 회원이 낸 당비 중 일부 (예를 들면 20%)를 매달 정파활동비로 교부
3> 중앙당 '정치국' 신설을 통한 각 정파 상근자들 상근, 정파 간 일상 협의.
4> 양대 의결 기관 (중앙위, 대의원 대회)에 각 정파별로 간사 각 1명씩 당연직 참여
5> 양대 의결 기관 회의 개시 전 정파간사들끼리 사전협의, 합의사항 공개가능
대략 이런 정도 였습니다.
이런 조치는 일정 조건(이를테면 대표자, 회원 50명 이상등)을 갖춘 정파에 한해 서류 형식을 갖추어 중앙위에 등록하게 하고 여기서 '등록정파'의 지위를 주면서 시작하도록 하게 하면 됩니다. 그래서 정파등록제라는 이름이 붙었고 <정파명부 비례대표제>는 별개라고 생각해왔습니다.
5> 정파 등록의 순기능
- 인맥을 정파로 발전시킬 수 있다.
우리가 언제까지 공동대표 체제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향후 무수한 공직선거의 후보 선출을 앞두고 있다면, 또 당이란 것이 여러 개인의 권력의지를 집결시킨 집결체라면 향후 어떤 형태로든 당내 권력투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조건 속에서 정파 양성화 조치가 없다면 향후 당내 권력 투쟁 국면에서 당 내부는 유력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어떤 인맥 중심의 '계보'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만약 정파등록제 하에라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여기서 정파 추천이 아니라 인맥 집단에 의한 출마라면 사람들은 "왜? 쟤네들은 별다른 노선 차이도 없는데 따로 나왔지?"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 다양한 제2 지도부를 양성할 수 있다.
- 회의도 빨리 끝낼 수 있다.
정파 없이 100명 200명 혹은 1000명 2000명 수준에서 말 그대로 저마다가 모두 개인인 상태로 회의를 하면 회의시간이 보통 10시간이 넘습니다. 정파간사들 간의 공식 합의 과정을 통해 정파단위로 발언을 통제하거나 별 쟁점이 아닌 것은 빨리 넘어간다면 회의도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 정파 없는 정파놀음은 구태 정치
얼마전 민노당의 당권 선거를 보니 무슨파가 무슨파랑 연합해서 누구를 세웠고 누가 실무라인을 장악했고.. 등등의 확인되지 않은 무수한 소문이 나돌아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구태정치를 향후에 우리도 답습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오손 도손 잘 지냈지만 당은 권력의지의 집합소입니다. 경쟁은 불가피 하고 선거는 많은 아픔을 남깁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도래한다면 차라리 정파를 양성화해서 다 드러내놓고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 정파등록제는
정치적 견해를 밝히라고 강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당권 선거가 의미가 있습니다.
향후 우리당은 많은 선출직 당직자를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당내 선거를 하다보면 불만이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대충 찍어 줍니다. 당내 민주주의는 형식으로 치우칩니다. 만약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들이 어느당 소속인지를 밝히고 나오면 선택하기가 쉬워지듯이 우리도 당내 후보들이 정파 소속임을 밝히고 나온다면 선택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얘기입니다.
- 정파에 속하면 탈당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까지는 평당원은 외로운 평당원이었습니다. 당 게시판에서 뭔가 튀는 얘기를 했다가 집단폭격을 맞으면 이당이 내당이 아닌가벼.. 라는 마음이 들게 되고 궁극적으로 떠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 정파가 있다 보면 자신의 약간 유별난 주장도 정파를 통해 보호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발생합니다. 정파활동을 통해 당 참여를 계속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 외부에서 볼 때 무지개 정당으로 볼 수 있다.
정파등록제는 당에 여러 가지 강령을 지닌 다양한 색깔의 정파가 있음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정파등록제는 당에 관심을 갖고 있는 외부 세력의 당내 진입을 도와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즉 자신들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당안으로 집단 진입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6> 소결
정파등록제가 정파에 대해 어떤 '특권'적인 요소로 가서는 안된다는데는 별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읽기로는 '김종철 당원님'이 쓰신 글도 그런 취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전진회원은 아니지만 이것을 '전진'의 이해관계 때문에 쓰여진 것 같지는 않다고 보입니다. 계급전사님도 밝히셨지만 예전부터 전진회원분들 중에는 정파등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 많았던 기억입니다.
정파등록제는 옛날 '전진' 정파를 위해서가 아니라 진보신당의 전진을 위해 불가피 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필수불가결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각종 당내 각종 논란 과정에서 우리는 당원들의 여러 가지 취향, 성향에 따라 각기 다른 정파의 기원을 형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이 지금 당장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 해도, 그 역기능과 순기능을 모두 검토해서 순기능 위주로 향후 제도 설계에 반영해야할 사항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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