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6.2 지방선거에 이어 어제 서울시 무상급식 관련 선거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서, 이제 보편적 보편적 복지국가는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역설적으로 오세훈 시장은 복지담론을 서울시민은 물론 전 국민들에게 확산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고마운 분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선거는 우리 국민들이 다시 한번 복지국가 단일정당론이 왜 필요한 지를 우리에게 확실하게 알려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현실로 돌아와... 진보신당은 8.28 전국위원회를 거쳐 9.4 임시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대한 최종 진로를 결정해야 합니다. 당내에는 다음과 같이 대략 서너개의 큰 흐름이 있는 것 같고, 미래의 일은 모르는 일이니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면 각자 판단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 진보신당+녹색+좌파의 녹색사회당론 (독자파)
2. 민노+진보신당 양당중심의 진보통합론 (통합파)
3. 민노+진보신당+참여당을 포괄하는 비민주통합론 (중통합파): 보수<->자유<->진보의 3자 정립론
4. 복지국가노선의 야권단일정당론 (대통합파): 보수<->자유+진보 양당론

9.4 임시당대회에 올라오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대한 최종 진로를 결정하는 안건은 참여당 변수를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당의 합당과 해산 등 중요한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 2/3 이상의 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9.4 임시당대회 이후를 생각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제 아래 결선투표제 없는 소선거구제 아래, 제3당의 안정적 존립은 불가능하고, 중단기적으로 제2당인 민주당을 넘어설 수 있는 전략이 없다면, 오히려 남아 있는 진보의 역량마저 모두 소멸시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일견 복지국가 단일정당론과 가장 가까워 보이는 참여당을 포함한 제3당론에 찬성할 수 없습니다. 제3당론의 최대(이상적인 또는 환상적인) 목표인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다 해도 그 전망을 밝게 볼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듭 언급하지만, 87년 헌법개정 이후 치러진 6차례의 총선에서, 원내교섭 단체를 구성했던 제3당은 다음 총선에서 모두 소멸하거나 원내교섭 단체 구성에 실패했습니다. 지역구 27석을 얻었던 김종필씨의 공화당, 지역구 24석을 얻었던 정주영씨의 국민당, 지역구 41석을 얻었던 김종필씨의 자민련 등 제3당들은 모두 다음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고 양당에 흡수 되거나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더구나 2000년 이후 치러진 3번의 총선에서는 단 한번도 제3당이 자력으로 원내교섭 단체를 구성한 정당조차 없습니다. 저는 소선거구제 아래 나타나는 이 냉혹한 양당제 수렴 현상을 거스르는 주장이 소위 보수-자유-진보정당 3자 정립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