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8년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일본 간사이 지역을 갔다 왔다. 교토와 오사카만을 보고 왔으니, 딱히 간사이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가능하면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정리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 다녀온 일을 올리려고 한다.

대게 해외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던 과시적 레토릭을 구사하기 마련이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주장은 말은 쉬어도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방에 대한 몰이해와 무시로 작용 할 수 있다. 차라리 이럴 때 며칠간 어디를 가서 얼마가 들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

서른이 다가오도록 비행기 한 번 못타보았다는 것은 은근히 콤플렉스로 작용했다. 일 드 프랑스나 런던의 역사와 지리, 혹은 문화에 대해서 아무리 공부해도 막상 발 도장 찍고 온 사람에게는 기가 죽는다.

그러나 노자는 말한다.

不出戶, 知天下, 不窺爽, 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是以聖人不行而知, 不見而名, 不爲而成. (<道德經> 47)

지게문을 나가지 않고 천하를 알고
창문 내가보지 않고 하늘길을 보나니
그 나감이 멀면 멀수록
그 앎 더욱 더 적은 것이니라
그러므로 거룩한 이는 가지 않고 알고
보지 않고 이름하며
하지 않고 이루느니라

잡스러운 경험으로 무장하는 것보다 로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기본동력(로직)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순자는 말한다.

吾嘗終日而思矣, 不如須臾之所學也, 吾嘗跂而望矣, 不如登高之博見也.
登高而招, 臂非加長也, 而見者遠, 順風而呼, 聲非加疾也, 而聞者彰.  (<荀子> 勸學篇 )

내가 일찍이 종일토록 생각하였으나 잠깐 동안 배우는 것만 못하였고
내가 일찍이 발돋움 하여 바라 보았으나 높은 곳에 올라 널리 바라보는 것만 못하였다. 높은 곳에 올라 부르매 팔은 더 길어진 것은 아니나, 멀리까지 잘 보였고 바람 따라 소리쳐 봄에 소리는 더 빨라진 것은 아니나, 들리는 것이 밝았다.

나는 어떻게든 떠나고 싶었다.

2.

2008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모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2월 말이 되어 일이 끝났다. 그리고 적지 않은 급여를 받게 되었다. 이렇게 생긴 돈을 가지고 여행을 계획했다. 갈 곳은 일찍부터 교토로 정해졌다. 비행기 표 값이 가장 가까운 나라라는 것, 그나마 일어를 약간 할 수 있다는 것, 내가 보고 싶은 곳이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공이 사학이라 유적이나 고건축 보는 것은 사학을 그만둔 지금도 좋아한다. 또한 대체 일본이란 나라는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도 작용했다. 돌이켜보니 며칠 여행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어느 나라든 직접 살아보고 깊이 있게 오래 공부하지 않는 한 그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항이 오사카에 있는지라 돌아오는 길에는 오사카를 하루 보기로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교토여행이 중심이기 때문에 오사카에 대해서는 거의 조사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나중에 꽤나 피곤했다.

교토에 대해서는 인터넷 자료들을 많아 살펴보았다. 인터넷을 뒤지면 여행기들을 꽤 볼수 있는데 나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실 가장 많이 참고로 한 것은 여행기나 가이드 북이 아닌 건축 지도였다.



이 책은 GALLERY MA(間)에서 나온 책으로 교토의 여러 건축물들에 대한 정보와 지도가 수록되어있다. 갤러리마는 화장실 전문회사 TOTO(당장 공중화장실 가보면 알 것이다)가 운영하는 건축 인테리어 전문 전시관이다. 홈페이지는 (http://www.toto.co.jp/gallerma/) 겔러리間는 교토 말고도 동경이나 오사카 건축지도도 만들어 냈는데 다음에 또 여행갈 기회가 되면 사볼 생각이다.

이 책은 가이드 북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작은 명소와 건물들까지 모두 언급해 주고 있어서 어떤 형태로 동선을 짜야 할지, 교토의 현대 건축물들은 무엇이 있는지 잘 파악 할 수 있었다. 일어로 되어있는 책이지만 대강 해석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이 책을 보면서 가볼 곳 들의 설명들을 틈틈이 해석해갔다.

3.

이 와중에 회사에 취직했으나 시간이 남이 빈둥거리던 동생이 끼고 싶어 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좀 더 일찍 준비했으면 돈을 아낄수 있었을텐데 급하게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많았다. 다시 말해서 돈을 아낄려면 조사를 많이 해야 하는데, 한 마디로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

특히 비행기 표 값이 그랬다. 일찍 예약하면 싼 표를 살수 있었는데, 너무 늦게 예약을 했다. 게다가 동생과 나는 같은 비행기를 탈 수도 없어서 인천공항까지만 같이 가고 간사이공항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참고로 왕복 비행기 삯을 말하자면... 나는 43만원 동생은 49만원 정도가 들었다.

4.

이 여행기의 일어 표기 방식은 원칙 없이 제각각이다. 즉 기분 내키는 대로 썼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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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태어나 90년대에 성장해 2000년대를 살고 있다.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스스로를 역사학도라고 생각한다. 면식과 만화, 수다와 어린이를 좋아한다. 홈페이지 : http://soli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