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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 바티칸박물관

4월 15일 (금) 아침 6시 반쯤 일어나 씻고 정리하고, 좀 있다가 일어난 석과장과 0층 호텔뷔페로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그곳에서 같은 차수에 유럽문화탐방을 하는 우리회사 직원 서너팀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서로의 일정과 안부를 물었다. 호텔의 아침뷔페가 푸짐하고 맛있다. 충분히 많이 갖다 먹었다. 물론 음식 사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배불리 아침을 먹고, 방으로 올라와 짐 챙겨가지고 체크아웃하고 호텔을 나섰다. 공항옆에 있는 호텔이라 그런지 비행기 승무원들이 많다.
아침 8시 37분, 공항에서 떼르미니역을 오고 가는 셔틀기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왔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공짜다. 하지만, 어제 오늘 셔틀기차를 타 보니 거의 표 검사를 하지 않는 듯 하다. 아침 떼르미니역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아 기차 좌석이 꽉 차고 일부는 서서 간다. 나는 앉고 석과장은 섰다. 좀 미안하다.
아침 9시 20분, 로마 떼르미니역에 도착해 짐을 맡기고 바티간시티로 들어갔다. 1 유로짜리 버스표를 사고, 여행안내서에서 찾은 64번 버스를 타고 바티칸시티로 들어갔다. 버스에서 내려 조금 걸어 우선 바티칸박물관을 찾아 갔는데, 뜻밖에도 줄이 짧아 좋아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등의 유명한 그림을 볼 수 있는 씨에스타 성당을 새 교황선출을 준비하느라 지금 폐쇄중이란다. 그래서 관람객이 줄었던 것이다.
바티칸박물관도 다른나라 어떤 박물관에 뒤지지 않는 규모와 유명한 작품들이 즐비하다. 유명한 조각작품과 그림들을 그저 걸으면서 스치듯 구경하고 나오는 데도 두시간이 족히 걸린다. 씨에스타 성당을 폐쇄하여 관람객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박물관 회화관을 둘러보는데 사람들에게 밀려 둥둥 떠다니듯 구경을 했다. 그렇게 엉성하게 관람을 마치고 성베드로 성당으로 향했다.

바티칸 - 교황 선종후 차기교황 선출전까지만 발행하는 우표

성베드로성당으로 가는 길목에, 긴 줄이 있길래 일단 줄을 서고, 석과장이 앞쪽으로 가서 무슨 줄인지 알아보려 다녀왔다. 이 줄은 특별한 우표와 편지봉투를 사기 위한 줄이란다. 우리 바로 뒤에 서 있는 이탈리아 아가씨가 설명해 준 바에 의하면, 이 우표는 교황이 돌아가시고 다음 교황이 선출되기 전까지, 즉 교황이 안 계실때만 발행하는 아주 특별하고 가치있는 우표란다.
우리는 이 우표를 사야할 지 고민에 빠졌다. 줄의 길이와 줄어드는 속도를 보니, 우표를 사려면 적어도 두시간은 기다려야만 할 것 같다. 우표와 우편봉투값 26 유로가 문제가 아니라 두시간 넘게 시간을 들여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냐는 고민이었다.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결국 기다려서 우표를 사자는 결정을 했다. 뒤에 서 있는 이탈리아 아가씨의 강력한 추천도 그런 결정에 한몫을 했다. 정말 특별하고 가치있고 희귀하며 소장 가치가 있는 우표라고 몇번이고 강조를 한다.
오후 3시 반쯤, 두시간 반을 기다려 기념우표와 바티칸 스탬프가 찍힌 우표가 붙은 우편봉투를 샀다. 아주 특이하고 독특하고 희귀한 기념품이 될 것이라 믿으면서. 기념우표를 사고 나오니 허기가 느껴진다. 성베드로 광장 한쪽 구석 계단에서 아침에 호텔 뷔페에서 챙겨온 오렌지를 까 먹었다. 잠시 다리를 쉬고 성베드로 성당을 구경하기 위해 지친 몸을 일으켜 세웠다.

바티칸 - 우연히 관람한 교황 요한바오로2세의 석묘

오후 3시 50분쯤, 성베드로 성당을 들어가려는데, 성베드로성당 정문 말고, 한쪽으로 들어가는 줄을 막어서며 직원들이 관람이 끝났다고 한다. 처음엔 우리도 성베드로성당 돔으로 올라가는 관람이 끝난줄 알고, 아쉬운 표정을 지며 어떻게 들어갈 수 없겠냐는 눈짓을 했더니, 젊은 아르바이트 학생이 눈짓 손짓으로 얼른 들어가란다. 우리는 후다닥 막아 놓은 가이드를 밀고 들어갔다. 그 탓에 그 아르바이트 학생은 윗사람에게 무척 혼이나고, 못 들어온 수 많은 관광객들의 항의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미안했지만 성베르로성당 돔을 구경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줄을 따라 성베드로 성당 옆쪽 문으로 들어가는데, 자꾸 지하쪽으로 내려간다. 지하로 들어가니 석관들이 보이고, 예전 교황들의 석묘가 주루룩 나타난다. 아! 그제서야 이 줄이 며칠전 돌아가신 요한바오로 2세의 석묘를 관람하려는 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즈음, 어느새 요한바오로 2세의 석관이 나타났다. 며칠 되지 않은 석묘라 대리석 색깔이 밝아 잘 알아볼 수 있었고, 천주교 신자인 듯한 사람들이 그 앞에서 성호를 긋는 것을 보고, 대리석 석묘 위의 이름을 읽어볼 틈도 없이 디카 셔터를 눌렀다.
관람객들이 계속 걸으며 밀려오기 때문에 그 석묘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약 10초 정도였다. 그 짧은 시간에 셔터를 두번 눌렀다. 첫번째 사진은 바로 찍혔는데, 두번째 사진은 후래쉬 충전을 하느라 셔터를 눌렀는데도 찍히지 않아 나를 애태우다가 거의 지나쳐서야 후래쉬가 터지며 사진이 찍힌다. 우연히 며칠전 돌아가신 교황의 석묘를 구경하고 성베드로 성당 돔을 구경하려 했더니, 오늘은 오후 1시에 끝났단다.
할 수 없이, 그냥 성베드로성당 안쪽만 구경하기로 했다. 성당 안에도 수많은 조각상과 미술품 그리고 직경이 42미터나 된다는 돔구조물이 위엄을 자랑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한국인 가이드가 설명하는 내용을 귀동냥하며 다니니 눈에 더욱 잘 들어온다. 역시 사람은 배워서 알아야 하고,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마침 성베드로성당에서 엄숙한 분위기의 미사가 열리고 있어 잠시 구경했다. 미사를 보는 동안, 장내를 정리하는 스위스 근위병의 모습이 위압적이지 않으면서도 인상적이다. 오늘은 여유있게 구경을 할 줄 알았는데 역시 바쁘고 힘들었다.

로마 - 스파게티에 레드와인으로 저녁식사 & 피렌체로 이동

성베드로 성당을 나와 넓은 성베드로 광장을 가로질러 버스타는 곳까지 걸어나왔다. 거기에서 떼르미니역으로 가는 40번 버스를 타고 로마 시내로 돌아왔다. 종일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더니 허기가 진다. 떼르미니역 주변을 몇군데 돌아 다녔지만 적당한 곳이 눈에 안 띈다. 다행히 멀지 않는 곳에 피자-파스타전문 체인점이 있길래 들어가서 석과장은 피자를 나는 스파게피파스타를 시켰다. 그리고 레드와인을 한병 시켰는데 피자, 스파게티도 맛있었지만, 레드와인 맛이 정말 깔끔하고 환상적이었다. 허겁지겁 스파게티 한 접시를 순식간에 비웠다.
근사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남은 레드와인은 마개를 막아 달라고 해서 배낭에 넣어가지고 나와 떼르미니역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맡겼던 짐 찾고, 기차 출발시각까지 쉴 곳도 마땅치 않고, 배불리 저녁을 먹었더니 피로가 몰려와 유인 짐 보관소앞 길 바닥에 철퍼덕 퍼질러 앉아 여행기를 적었다.
밤 8시 반, 로마출발 피렌체행 이탈리아 고급열차 유로스타를 탔다. 옆자리에 앉은 네명의 아줌마와 아가씨가 두시간 내내 끊임없이 먹어대며 수다를 떤다. 시끄럽다. 피곤하다. 기차에서 간단한 음료와 비스켓을 주길래 먹었다.
피렌체 도착 예정시각인 밤 10시 26분보다 16분 늦게 연착을 한다. 늦은 밤이라 그런지 역내가 황량하게 느껴진다. 서둘러 역에서 사진 한장 찍고 나와서 묵을 호텔을 찾았다. 다행히 역 바로 옆에 있어서 쉽게 찾아 들어갔다. 체크인하고 방을 배정받아 짐을 풀었다. 서둘러 씻고 정리하고 몹시 피곤한 몸을 쉬게 했다. 방번호 #171 호실. 밤 11시 45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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