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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진보신당과 숭구리당당
제2창당과 2009년 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진보의 재구성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진보신당에 가입한 당원 분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진보정치에 대한 생각, 진보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정치적 이상이 무엇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정당의 운영은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로 인해 한국사회에 더 많은 민주주의를 가져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은 많은 분들이 동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얼마 전 제13차 확대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당대회 대의원 선출 규정은 진보신당의 민주주의가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 일치하는지, 혹은 이것이 더 많은 민주주의를 가져오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심각한 회의가 들게 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료>
13차 확운위 자료 http://www.newjinbo.org/board/view.php?id=pds&no=177
13차 확운위 결정사항 http://www.newjinbo.org/board/view.php?id=notice&no=257
레디앙 기사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2280
이번 진보신당 대의원 선출 규정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 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일인다표제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추첨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할당문제와 선출 일정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나, 이 글에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결론적으로 확운위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며, 앞으로 진보신당의 발전과 성장에도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확운위와 진보신당 내부의 사정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습니다. 이를 좋게 보면 고민의 결여라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보면 그 의도가 매우 의심스러운 결정이라고 여겨집니다. 여기서는 일단 전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1. 일인다표제의 추억
진보신당 당원분들 중 몇몇 분들은 이미 민주노동당이라는 진보정당의 당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의 적통을 이어받았는지, 민주노동당과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민주노동당의 대의원을 선출할 때 이미 비슷한 문제가 제기 되었고, 이에 대한 진통과 논란의 역사, 그리고 그에 대한 소소한 추억들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노동당은 그 이름도 유명한 1인 7표제를 채택하게 됩니다. 이것의 배경과 속내에 대해서는 모르겠으나, 1인 7표제가 당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던 것은 이미 상식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진보신당의 몇몇 분들이 지적해주셨듯이 1인 7표제는 승자독식이 가능해져 특정정파의 당권장악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민주노동당을 좌초하게 만든 하나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대의원 투표에서 당은 모든 정보를 당원들에게 평등하게 개방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어떤 선거에서도 이는 불가능한 과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1인 다표제가 운영되면 상대적으로 특정 정파가 자신들이 내놓은 대의원들에 대한 투표를 당원들에게 요구 할 수 있고, 이는 악명 높은 세팅선거의 결과로 이어 질 수 있습니다. 즉 1인 1표제가 1인 다표제에 비해 당원의 의사를 왜곡하거나 승자독식을 가능하게 한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일인다표제는 그 반대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1인1표제로 할것인지, 다표제로 할 것인지의 결정권한이 각 시도당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일관되지 못한 운영은 그 자체로 분란의 소지가 높으며, 더러는 일인다표제를 채택하여 세팅선거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불투명해집니다. 진보신당은 통일되고 합리적인 대의원 선출 규정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 이 부분은 당원토론방에서 회사원님이 깔끔하게 제기한 부분입니다(http://www.newjinbo.org/board/view.php?id=discussion2&no=2152). 굳이 재론하는 이유는 이 논의가 좀 더 광범위하고 크게 논의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두 형사에게나 처음이지, 한국의 진보정당에게 일인다표제는 처음도 아니다.
지난 민노당 시절 심상정 비대위가 제출한 일인일표제가 민노당에서는 다시 받아들여졌지만, 진보신당에서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2. 로또냐 적금이냐. 추첨제의 문제
이번 확운위 결성사항의 두 번째 문제로는 추첨제 대의원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역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추첨대의원이 48명이나 되는데 추첨된 대의원이 사의를 표명할 경우 48명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대의원을 추첨해야 한다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당원들이 무작위로 추첨되어 당내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라고 사고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입니다. 선거를 통해 검증된 대의원이 아니라 무작위로 추첨된 대의원이 더 당원의 의사를 반영하여 활동한다는 근거는 이론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검증된 바가 없습니다. 민 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인민에 의한 지배로, 이는 인민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게 전달되고 이것이 관철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인민의 의사를 왜곡하지 않고 전달할 것이며 이를 어떻게 합의하고 결정하는지의 문제에 매달리는 것입니다. 다른 형태의 검증장치가 없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추첨제는 도박에 가깝습니다. 민주주의란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도박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그 결과를 일정하게 예측 할 수 있는 적금에 가까운 것입니다.

진보신당에 참여하고 싶은 분은, 로또 추첨이라도 기다려야 하는 건가요?
우리가 독재에 반대하는 이유는 독재자가 나쁜 사람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더욱 근본적으로는 독재재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이를 실행하려고 했는데, 제어 할 수 있는 장치. 즉 민의를 통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 추첨 대의원을 다른 형태로 검증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개인을 어떤 근거로 검증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결과적으로 일반적인 대의제 선거에 비해 위험도가 높으며, 당원 대중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반영한다고 보기에도 어렵습니다.
3. 쿠오바디스. 당이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저는 정치에 별다른 관심도 없고, 진보신당의 운영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진보신당의 당원이 된 것은. 이 당이 잘되어서 한국사회의 진보를 가져오게 될수록, 저는 정치문제에 더욱 관심을 두지 않고, 편안히 생업과 학업에 매진 할 수 있겠다는 나름의 계산적 판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 늘날 진보신당의 움직임은 매우 불안해 보이며, 이번 대의원 선출 규정과 같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요소마저 무시하는 결정들이 축적될수록, 당내갈등이 증폭되고, 증폭된 갈등이 당내에서 합리적으로 수렵되고 처리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이는 진보신당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고 결과적으로 저 같이 생업과 학업에 매진하고픈 페이퍼를 새로운 키워로 만들어 낼 뿐입니다.

아, 마선생님... 모로가면 서울로 못가요.
이런 상황에서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인다표제나 추첨제등 비민주적인 제도들에 대한 당 내부의 관심과 토론이 많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개방하고 문제의식을 확대시켜야 합니다. 저는 아직 당내 사정에 대해서 모르는지라 확운위의 결정이
취소되거나 수정되려면 어떤 절차가 있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 못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당원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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