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역대 최약체 야당, 진보진영 적극적 통합 나서야"

[인터뷰] 이해찬 전 국무총리

정성일 기자 soultrane@vop.co.kr 입력 2011-09-06 00:14:55 / 수정 2011-09-06 09:56:12
이해찬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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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던 지난 4일 오후 1시. 여의도에 위치한 '재단법인 광장' 사무실에서 만난 이해찬 전 총리(시민주권 상임대표)는 사무실 상근자들과 함께 자장면으로 점심을 막 '때운' 상태였다. 잠시 기다리려 했지만, 이 전 총리는 나무젓가락을 놓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인터뷰를 시작하자고 했다. 보좌하는 상근자들은 요즘 이 전 총리를 만나려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 '혁신과 통합' 때문이다.

6일 창립식을 가지는 '혁신과 통합'은 이미 지난 30일 서울에서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한 정치콘서트를 연 것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 등 전국을 돌며 추진위원을 모으고 있다.

최근 문재인 이사장이 차기 대권후보로 급격히 떠오르면서 문 이사장이 참여하고 있는 '혁신과 통합'에도 정치권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 '혁신과 통합' 출범을 주도해온 이해찬 전 총리의 총선과 대선 구상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박근혜 대세론'이 지금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던 올해 초 "총선 승리 없이 대선승리 없다. 일대일 구도로 선거에 임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한 후 지속적으로 총선 승리에 대해 강조해오고 있다.

- 올해 초부터 총선 승리를 강조해오셨습니다. 총선을 승리하면 대선을 승리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총선에서 이기면 대선을 이긴다는 뜻은 아니고 총선에서 이겨야 대선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죠. 필요조건이라는 말입니다. 소수당이 집권한다는 게 설득력이 없어요.

제 경험을 보면, 92년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3당 합당을 할 당시 신한국당이 과반수가 됐어요. 민주당이 100석 정도 됐고 정주영 회장의 국민당이 40석 정도였습니다. 구도가 이렇게 되니까 대선 구도가 안잡혔어요. 원체 의석수가 차이가 나니 전국선거가 안되더라는 거죠. 영남쪽에는 투표참관인을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니.

지금도 민주당은 영남에 1석밖에 없어요. 민주노동당이 2석 진보신당이 1석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전국적인 구도가 잡히질 않아요. 내년에도 지금처럼 의석수가 편중되면 대선 캠페인도 안되고 어렵다는 거죠."

- 총선에서 승리하면 박근혜 대세론을 꺾을 수 있을까요?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려면 부산경남지역에서 현재 4석을 넘어서 15석 정도는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전체 의석에서 과반수가 되죠. 지금은 부산경남에서만 여야 의석 차이가 33석인데 그러다보니 다른 지역에서 아무리 해도 이 차이가 메워지질 않아요. 이 차이를 줄여야 합니다. 부산경남지역에서 야권이 15석 정도 얻으면 여야 차이는 15석 정도로 줄어듭니다.

그러면 제주, 충청, 호남에서 승리하면 대구경북에서 져도 과반수에 육박하게 되요. 그렇게 되면 92년 이후 부산경남에서 발을 붙이지 못했던 개혁진보진영이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한나라당은 대구경북지역에 고립되고 박근혜 대세론이 안통하게 될 거라고 봐요. 현재 박근혜 대세론이 힘을 얻는 이유는 한나라당이 영남 전체를 지배하기 때문인데, 대구경북지역으로 고립되면 박근혜 대세론은 축소되게 될 것으로 봅니다."

-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 내의 야당' 이미지도 있습니다. 대세론이 쉽게 가라앉게 될까요?

"그런 경향이 약간 있긴 하지만 박근혜 대세론은 이회창 대세론보다 약해요. 이회창은 지지율이 45%까지 올라가기도 했지 않습니까. 보통 40% 정도 나왔고.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35%를 밑돌잖아요. 박근혜 대세론은 이회창보다 약한 대세론입니다. 언론때문에 발생하는 밴드웨건 효과지 실제로는 크질 않아요."

밴드웨건 효과는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언론이 박근혜 대세론을 계속 보도하니까 '대세인가 보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지지율이 높지 않다는 게 이 전 총리의 설명이다.

혁신과 통합, 연합정당 만들어 총선과 대선 승리할 것

- '혁신과 통합'이 6일 출범합니다. 민주진보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혁신과 통합'은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자 합니까?

"가장 큰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총선승리와 대선승리를 위한 후보단일화고, 다른 것은 단일화를 위한 연합정당입니다."

이해찬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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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야4당 대표들과 '원탁회의'가 회동을 가졌다.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에는 이 전 총리를 비롯 문재인 이사장,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백낙청 교수, 오종렬 진보연대 상임고문 등 시민사회와 학계, 종교계의 원로 21명이 참여하고 있다.

- '원탁회의'와 '혁신과 통합'은 언뜻 보면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것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원탁회의가 먼저 출범했는데, '혁신과 통합' 멤버들과 반 이상 겹치긴 하죠. 하지만 둘은 목표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원탁회의'는 2013년 이후 민주진보정부가 가져야 할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공동 모색을 하는 것이고, '혁신과 통합'은 그 실현을 위해 선거 승리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원탁회의는 제목이 '희망 2013 승리 2012'인거죠. 가치와 비전에 방점이 있고 선거승리를 위한 논의도 함께 하는 거죠. 이에 비해 혁신과 통합은 선거승리에 방점이 있습니다."

-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혁신과 통합'이 결국 '민주당의 혁신, 민주당으로의 통합'으로 귀결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통합이 되지 않으면 그렇게 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1차적으로 하고자 하는 건 민주당 전당대회 전에 통합하자는 거예요. 여기서 통합이라는 것은 연합정당을 말합니다."

- 연합정당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예를 들면 지난 정부에서 남북국가연합을 추진했잖아요? 외교 국방 등만 공동으로 하고 내치는 존중하자는 거죠. 마찬가집니다. 각 당의 의사결정 문화 등은 존중하고 선 정당연합을 만들어서 기호 2번으로 정리하자는 겁니다. 그래야 무소속 출마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다 녹여서 하나로 만들자는 게 아니라 각 정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공동연합당을 만들자는 거에요."

그간 야권통합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오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희망시국대회'에서 "우리 모두 통합의 길로 나가자"며 "민주당이 헌신해야 할 때 팔을 내놓으라고 하면 팔을 내놓고 눈을 내놓으라고 하면 눈을 내놓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손 대표가 야권통합을 공식 제안했다고 보도했지만, 집회장에서의 발언을 두고 그렇게 평가하기는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 민주당도 대통합을 주장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민주당은 아직 대통합의 방법론까지는 얘기를 안했죠. 기존의 통합방식은, 대부분 해체하고 모아서 정강정책을 하나로 하는 방식입니다. 민주당이 그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통합은 그렇게 진행되죠. 하지만 우리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각 당의 정체성을 인정하면서 연합당을 하나 만들자는 겁니다."

- 연합정당을 만든다면 후보 선출이나 지도부 구성은 어떤 방식이 가능합니까?

"그 부분까지는 구체적으로 논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논의가 되려면 각 정당들이 테이블로 나와야 됩니다. 민주당은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진보진영은 진보진영 자체 통합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서 이 논의에 응답할 태세가 안되어 있는 상태에요. 진보진영 통합이 마무리되면 진보진영에도 공식적 제안을 할 예정입니다. 후보선출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지도체제나 경선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테이블이 만들어진 시점에 제안을 하려고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의 문제를 떠나'혁신과 통합'이 추구하는 통합에서도 어쨌건 민주당도 통합의 대상이다. 하지만 진보대통합을 진행하고 있는 진보진영은 이와 입장을 달리 한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7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 현재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은 '민주당은 연대의 대상이지 통합의 대상이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는 야권연대로 후보단일화를 했고 성과를 얻었습니다. 조정할 수 있는 범위와 여지가 많아서 이런 연대가 가능했죠.

하지만 총선의 경우에는 후보단일화가 어렵다고 봅니다. 통합이 안되면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단일화를 해야 되는데 그러면 3월까지 가게 됩니다. 그런데 각 지역에서는 후보들이 올해 11월 12월부터 움직이잖아요. 4개월간 예비후보 등록해서 움직이다가 경선을 치르고 경선 후에 다시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습니까? 그것도 한두 지역만 하는 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봐요."

선거연대를 통해서 총선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저는 구체적으로 보면 어렵다고 봅니다. 예비후보로 4개월간 활동해온 사람들은 선거비용이 보전되는 정도의 지지율이 나올 것 같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현실적으로 한나라당이 당선되는 여지를 만들게 되는 거죠."

이해찬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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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가 야권단일화를 위한 결단을 하고 전체적인 후보 조정에 나서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려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헌당규에 반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집단지도체제이기 때문에 계보화된 지역을 양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먼저 당헌당규가 정해지고 나서 후보가 정해져야지 반대의 경우가 되면 현실적으로 어렵죠."

- 어느 쪽이 동의를 하지 않아서건 통합이 되지 않으면 '혁신과 통합'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습니까?

"정 안되면 후보단일화 운동을 해야죠. 마지막 수단으로. 민주당 지도부가 구성되면 진보진영에 양보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민주당의 지도력이 지금보다 더 낮을 것이고, 무소속 출마 등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연합정당 만든 후 선거법 개정해야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대표는 최근 발간된 이정희 대표와의 대담집 '미래의 진보'에 이렇게 썼다.

"1987년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성수대교 밑에서 유세를 하시면서 저희들에게 ‘재야 여러분 평민당으로 들어오십시오. 영국 노동당이 자유당 속에서 기초를 닦아서 오늘의 노동당이 된 것처럼 여러분들도 이 당에 들어와서 실력을 닦고 경험을 쌓고 인재를 양성해서 여러분의 당을 만드십시오.’ 그렇게 권하셨거든요. 그 말 믿고 들어갔잖아요. 들어가서 25년 동안 수십 명의 국회의원이 배출되었지만 영국 노동당 같은 그런 정당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안하겠다는 겁니다."

- 참여당의 유시민 대표는 DJ시절 재야세력의 평민당 집단입당이 결론적으로 당원들이 주인이 되는 장기적 전망을 가진 정당을 만드는데서 실패한 전략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처럼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진보정당들은 물론이구요.

"한편으로 일리 있는 지적이죠. 저도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데, 87년 이후 25년이 지났는데 뒤를 돌아보면 집권도 2번을 했지만 올바른 정당은 만들어지지 못했죠. 20년 동안 민주화는 됐지만 그에 걸맞는 민주적인 정당, 합리적 의사결정이 있는 당은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지적은 일리가 있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진보진영은 대중정당을 만들었냐는 것을 보면 그건 또 아니에요. 민주당으로 얘기되는 야당세력은 좋은 정당을 못만들었고 진보진영은 대중정당을 못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각 당의 특징을 인정하는 연합정당을 만들자는 거죠. 각 당의 정체성을 인정해주는 연합정당으로 선거를 치르자는 겁니다. 대통령제에 소선거구제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으면 어렵다는 거에요. 그리고 총선 이후 선거법을 개정해 소수당이 대중정당으로 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연합정당은 선거법 개정을 전제하고 가는 겁니다."

- 선거법을 개정한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정한다는 거죠?

"현재 국회법은 한 정당은 한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어 있는데, 외국 사례를 보면 한 당에서 정체성을 달리하면 교섭단체를 두세 개 만들기도 합니다. 진보진영이 교섭단체를 하나 만들고 싶다면 만들고, 민주당 내에서도 개혁성향 의원들도 따로 교섭단체를 만들고 해서 연대를 해나갈 수도 있습니다."

- 그러면 총선 뒤에 당을 나눌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필요하면 나눌 수도 있죠. 대선까지는 그냥 가게 되겠지만. 대선 끝나고 나면 각 당은 정체성을 강화하려고 할 것인데 그러면 나눌 수도 있는 것입니다."

- 실제로 그런 방식이 가능하다면 상당히 파격적인 방안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보기에 이상하게 보일 것도 같은데요.

"현재 틀에서는 창의적인 것을 못합니다. 우리는 너무 일률적으로 하는 데 익숙해요. 획일적이에요. 하지만 이런 제도는 다른 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우리만 안하고 있지. 우리는 제도가 너무 경직돼 있어요."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공동정부 수립해야

지난 4일 진보신당은 대의원대회를 열어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안을 부결시켰다. 9개월여를 끌어왔던 진보대통합은 이로써 진보신당이 빠진 채 진행되게 됐다. '혁신과 통합'이 6일을 창립식 날짜로 잡은 것은 진보신당의 대의원대회가 4일에 열리는 것을 의식한 바도 컸다. 진보진영의 통합이 어느 정도 결론이 난 후 '혁신과 통합'을 출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 그간 진보진영의 통합 과정이 지지부진했습니다.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고 보도되는 것을 중심으로 봤는데, 진보진영이 힘을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리고 진보진영 내의 차이는 아주 작은 차이입니다. 통합을 해야 대중화될 수 있는 기틀을 잡잖아요. 참여당 문제도 진보진영이 대중화를 해야한다는 측면에서 봐야합니다.

17대 국회 때 민주노동당이 10석이었는데, 정치력을 발휘해서 노동쪽만이 아닌 대중정치로 가야하는데 갈라지는 바람에 군소세력이 되어 버렸습니다. 진보의 외연을 확대하는 대중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공동정부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공동정부를 모색한 적이 없어요. 87년 이후 한번도 두 진영의 공동정부는 없었어요. 민주당이 선거연대를 통해 이긴 적이 있지만. 그런데 지난해 이후 경남도에서부터 공동정부가 이뤄지고 있잖아요? 이런 모델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 무소속인 김두관 지사와 '혁신과 통합'은 정치적 포지션이 비슷해 보입니다. 경남에서 김 지사가 공동정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의 당세가 약한 것도 영향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이 기득권을 쉽게 내놓을 것 같진 않습니다.

"비슷하긴 합니다.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겹치는 지역이 어딘지를 보면, 부산경남은 안 겹치고 호남 수도권이 겹칩니다. 다행히 수도권은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가 30여 곳 정도 밖에 안됩니다. 80개 지역구 이상이 비어있는 거죠. 민주당이 큰 기득권이 없고, 진보진영이 요구할 여지가 있는 겁니다. 호남에서도 31개 지역구 중에서 비어있는 곳이 3군데가 있습니다. 게다가 진보진영이 출마하려는 곳은 민주당이 취약한 곳입니다.

그리고 지금 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가장 약한 야당입니다. 13대 이후 어느 때보다 약해요. 진보진영의 연대를 필요로 하고 있고, 진보진영은 초기에 비해 역량을 비축했고 경험을 가졌습니다. 이제는 민주당과 연대해도 정체성이 없어지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해찬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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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역대 최약체 야당, 진보진영 적극적으로 나서야"

- 이 전 총리가 보기에 문재인 이사장은 어떤 사람입니까.

"문 이사장과는 재야 때부터 같이 일을 많이 했어요. 문 이사장은 부산지역에서 노동자를 위한 변론을 많이 했는데, 부산에는 인권변호사가 별로 없어서 노무현과 문재인이 도맡아 한 거죠.

문 이사장은 아주 굉장히 성실한 사람이에요. 정직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서 뭘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변호사를 오래 했는데도 돈도 못 벌고. 노무현 만들기부터 끝까지 모셨던 사람, 권력의 운영과정을 제일 가까이서 가장 많이 본 사람이죠. 출마만 안해봤지 재야부터 쭉 같이 함께 한 사람이기도 하고, 가치와 철학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외유내강한 사람입니다."

- 항간에는 권력의지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권력의지는 세속적인 것이고,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에요. 자신을 국가에 헌신하는 자세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권력을 '잡겠다'는 것은 시대에 맞질 않아요. 봉건적인 가치관인 거죠. 지금 사회에서 정치권력은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가는 일입니다."

- '혁신과 통합'에 대해 문재인 캠프가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문 이사장은 '혁신과 통합'에는 조금 뒤에 참여했는데, '혁신과 통합'은 시민주권에서 올해 초 통합정당을 해야한다고 의결하고 일관되게 추진한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백만민란'이 합류하고 '내가꿈꾸는나라'도 합류하고 종교인, 시민사회, 문화인, 지식인들이 합류한 거에요. 부산쪽에서도 김두관 지사를 통합후보로 내본 경험이 있어서 또 하려는 것이고 그 정신이 맞닿아 있는 거죠."

- 이 전 총리가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의 정치적 멘토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정치적 멘토는 아니고...이정희 대표를 무슨 일로 만났더라. 오마이뉴스 강좌가 있었는데 거기서 강연을 하다가 요즘 정치인 중에서 드물게 이정희 의원 같은 사람이 있다. 제2의 노무현이다 그랬죠. 헌신적이고 전문성도 있고 현장도 뛰고 노무현 초선 때 보는 것 같다고 한 번 말했습니다. 그게 회자가 됐는데 실제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후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후에 서울시장 선거 때 만났습니다. 민주노동당과 단일화해서 선거를 치렀는데 그 때 자주 만났죠. 그러면서 이 대표가 본인이 지역구를 선택해야 하는데 관악을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저보고 나올 생각이 있냐고 묻길래 이제 선출직 나갈 생각 없다고 말했더니 선택을 하더라구요."

- 마지막으로 진보진영쪽에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지금까지 진보진영은 소수파 정당이었는데, 그 개념에서 벗어나서 대한민국 정당정치에서 민주진보진영의 정당정치의 흐름을 주류로 만들어나가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만약에 연합정당을 만들어서 150석을 얻는다고 해봅시다. 진보진영이 30석 정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민주당내에 개혁그룹이 있지 않습니까. 150명 정도 당선된다면 50명은 이념적 가치관이 있고 100명은 개개인이이에요. 개개인은 주류가 될 수가 없습니다. 공동의 지향점을 가진 사람들이 주류가 되게 돼있어요. 특히 2013년은 가치와 비전이 중요합니다. 비정규직 문제 같은 노동문제, 남북관계 등 평화의 문제 등이 중요합니다. 이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한 그룹을 이루고 민주당의 개혁세력도 한 그룹을 이루고 이 두 그룹이 끌고 가면 주류를 형성할 수 있어요.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에요.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습니다. 민주당이 역대 어느 정당보다 제일 약해요. 훨씬 더 자신감을 가지고 응할 필요가 있어요. 그걸 위해서 저도 그렇고 문재인 문성근 등이 뒷받침을 해줄 것입니다. 공동정부 운영까지 가면서 뒷받침을 할 겁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합시다. 소수파 정당으로 하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크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