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게시판
안녕하세요.
이번 3월 1일 당대회에서 의결할 확운위의 당헌, 당규 원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을 제출한 대의원 허건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번에 다른 대의원, 당원 분들과 함께 수정동의안을 제안한 까닭은 표면적으로 당헌, 당규 원안이 ‘책임의 정치’에 대한 회피를 제도화시키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입니다. 하지만 그 근저에는 무엇보다도 과연 ‘당내에서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는가‘ 라는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번 당대회의 준비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건 이 당에는 ‘대화’가 없다는 겁니다. 그것이 토론이건, 민주주의의 원리인 심사(consideration)이든, 논쟁 어떤 이름으로 불리건 말입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 당 게시판은 언제나 활기를 띠었고, 쟁토 방에서 논쟁은 뜨겁게 진행되지 않았느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당원들 간의 토론이 주된 것이었고, 당의 정책이나, 제도 등 실제 당 운영에 대한 논의보다는, 이념이나, 정파와 같은 비교적 추상도가 높은 논의들이 주로 이루어졌습니다.
간혹 당 운영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때도, 현재 당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확운위’나 ‘당직자’ 분들은 쏙 빠지고, 당원끼리만 논의가 이루어지더군요. 당에 대한 고급정보를 가지고, 실제 결정을 내리고 집행을 하는 당 에 대해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분들은 자신들이 산출한 결과물들에 대해 당원들에게 설명을 하거나, 당원들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성실히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당 대회를 예로 들어봅시다.
당 대회는 3월 1일이고, 그 날 우리는 진보신당의 ‘헌법’에 해당하는 당헌과 기본법에 해당하는 당규를 결정짓습니다. 당헌, 당규는 진보신당의 기본적인 체계를 규정합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 진보신당이 쌓아올릴 건물의 반석을 놓는 작업입니다. 반석이 반듯하고 튼튼할수록 진보신당은 더 높이 오를 수 있을 것이고, 반석이 삐뚤삐뚤하거나, 약할수록 진보신당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진보신당이라는 한 배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것이기에 당헌, 당규는 모든 당원들에게 납득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헌, 당규를 의결할 당대회 한 달 전 즈음에는 원안과 그에 대한 취지설명이 올라와야 합니다. 그래야 당원들은 앞으로 자신들이 따를 기본원칙에 대해 이해를 하고, 토론하며, 그 결과로 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수정안을 발의하거나, 동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보신당 확운위는 당대회의 약 1주일 전에야 당헌, 당규 원안을 발표했고, 그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당원들은 당헌, 당규의 원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상되는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당대회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특히나 당헌, 당규를 의결해야하는 ‘대의원’이 아무런 정보없이 의결을 해야한다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최소한 대의자들은 지켜야 하는 원칙인 ‘심의’ 과정을 생략했다는 건 심각합니다. 그것도 본인의 부주의가 아닌 당의 불성실함으로 인해서라는 건 특히 심각합니다.
최백순 님이 ‘원안 불패의 법칙’을 말씀하셨죠.
(http://www.newjinbo.org/board/view.php?id=discussion&page=5&no=26312)
대부분의 경우 보다 널리 홍보할 기회가 주어진, 당의 핵심 인사들이 만든 원안이 보다 높은 신뢰를 받고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나 이번과 같이 ‘아무런 정보’가 없을 경우에는 그저 ‘당에 대한 신뢰’ 하나만으로 대부분의 원안에 찬성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운위는 자신들이 만든 안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그것의 예상되는 결과는 무엇인지를 설명하지 않고도, 다른 당원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해도,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결정하고,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해하고, 소수의 사람들의 뜻이 관철되는 현재 당의 모습은 결코 ‘민주적’이지 않습니다.
최장집 교수가 말했다죠. “민주주의는 체제의 수준에서 작동하면 되는 것이지, 모든 조직의 운영 원리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당내의 민주주의는 필요없다는듯한 태도를 보이시는 확운위원을 비롯한 당의 책임자분들은 최 교수의 이론을 배경으로 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하지만 다른 조직은 몰라도 대의제 민주주의 하에서 집권을 목표로 하는 대의제 정당은 국가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민주주의의 요체이자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당에서는 긴급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최소한의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당 내에서도 지킬 수 없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당 밖에 나가서 한나라당, 민주당과 경쟁하면서 지키겠습니까?
그 원칙 중 하나가 바로 ‘책임’과 ‘심의’입니다. 확운위원 분들은 앞으로 당헌, 당규의 취지와 목표에 대해서 설명하시고, 그 목표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설명이 부재하니 확운위원 분들의 책임의 소재는 불분명해집니다.
당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원안이 공개되어야 하고 당원들은 그에 대해 심사해야합니다. 하지만 1주일 전에야 아무 설명 없이 제시하는 원안은 ‘심의’의 원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의사소통의 민주주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대의원들은 그야말로 ‘거수기’로 전락하고, 당원들은 거수는커녕 그저 지켜봐야만 하는 ‘허수아비’로 전락해버리게 됩니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바라는 진보신당의 모습이었습니까?
저는 당의 모든 결정에 대해 평당원들이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하는 ‘평당원 민주주의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도부와 관료들이 좀 더 강력한 권한을 갖고 일을 추진하기를 바라는 관료주의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견제 받지 않고, 책임지지 않고, 소통하려 하지 않는 ‘괴물’의 탄생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지도부가 강력한 권한을 갖더라도, 지도부의 권한은 최소한의 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강력한 지도부의 진짜 이름은 밀실정치, 담합정치, 더 나아간다면 독재가 되겠지요.
이번 수정동의안의 핵심은 사실 이것입니다.
“확운위의 당헌, 당규 원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를 하는 당원들이 거의 없다.”
확운위의 원안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확운위의 당헌, 당규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당헌, 당규가 아무런 논의 없이 그저 원안 필승의 법칙에 의해서 통과되는 상황은 막아야 합니다. 수정동의안의 발의는 당헌, 당규가 무엇인지,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최소한 의결에 참여하는 대의원들에게 논의하고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서명을 요청드리는 겁니다.
표결에 가서는 수정동의안의 내용에 대해 모두 반대를 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제발 본 안건이 당대회에서 발의되어, 당원들이 우리 당의 토대를 놓을 당헌, 당규에 대해서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하고, 토론해볼 시간을 갖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팔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안건을 발의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수정동의안을 발의하기 위해선 각 수정안 마다 26명의 대의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중앙당에선 26명의 대의원의 동의를 받으라고만 하지, 대의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대의원 분들의 메일을 제외한 연락처를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당 게시판에 들어오는 대의원 분들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메일을 매일매일 체크하는 대의원 분들의 수 역시 한정되어있습니다. 더군다나 대의원 분들 대부분은 ‘당직’이 아닌 ‘생업’, ‘학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다 보니 게시판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수정동의안과 그 취지에 대해서 꼼꼼히 읽어볼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의한 당사자가 대의원들에게 자신들의 안건에 대해서 직접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른 대의원 분들의 전화번호를 모르니, 26분의 대의원을 모으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입니다.
물론 대의원들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당직을 맡은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의사소통의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스템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 대의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위해서 중앙당은 수정안건을 제출한 대의원에게 만이라도 다른 대의원들의 연락처를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진보신당에 들어온 이유는 더이상 음지에서 이루어지는 소수 정파의 패권정치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보신당에서라면 대표자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다른 당원들을 설득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책임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의 진행과정은 그런 저의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진보신당은 뭔가 다를 거라 믿었던, 진보신당은 민주적일 것이라 믿었던 다른 당원 분들도 모두 마찬가지 심정일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서명 하나하나가 당 내에서 무너진 민주주의의 원칙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당 내에서 사라진 대화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 대의원, 당원 여러분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진보신당을 진보신당답게 하기 위하여’ 수정동의안에 서명 부탁드립니다.
http://www.newjinbo.org/board/view.php?id=agenda&no=2 (수정동의안 발의 게시물)
댓글로 서명해주시면 됩니다. ^^ (ex) 당원 구준표, 서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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