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연합이라는 구상이 언제 부터인가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이것은
민노당 + 진보신당 + 국참당 + 창조한국당 이 합당해서 통합 진보정당을 만든다는 발상인 듯하다.

그런데 이것은 실현 불가능한 그림이다.


그 이유는 
각 당에 <당 사수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합당은 분당보다 실무적으로 한 10 배 쯤 더 어려운 작업이다.

설사 모든 당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당 해체를 원해도 기본 6개월이 걸린다. 소수의 반대파만 있어도 이 작업은 6년이 걸릴지 60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소위 진보4당은 형식적으로 모두 평당원 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해산하려면 당 대회를 열어야 하는데 대개 2/3의 절대 다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설사 만에 하나 2/3가 안되더라도 사수파는 아무 걱정이 없다. 왜냐하면 분말소화기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당 대회를 무산시키는 방법은 분말소화기 말고도 무궁무진하다.
결국 통합논쟁에 휘말린 당은 상처만 남기고 정작 통합은 실패한다.


당 사수파는 모든 당에 다 있다. 진보신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의 분당이 실무적으로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이 (숨죽이고 있던) 강경파들이 일
심회 논쟁 속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노,심 이 분당에 찬성하지 않았지만 탈당해 진보신당을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이러한 역학관계 때문이다. 한쪽에서 원심력을 발휘하면 반대쪽에서 같은 크기의 원심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당사수파의 존재는 같은 상황에서 또 다시 봉기할 것이기 때문에 절대 합당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 할 수 있다.


국참당이라고 사수파가 없을까? 왜 없겠는가?
세상의 모든 조직에는 매파와 비둘기파가 있게 마련이다.

개혁당 시절 유시민한테 당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국참당 사수파 역시 순순히 간과 쓸개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당 사수파의 존재 때문에 진보대연합은 실무적으로 추진되는 순간 결국 연합의 대상을 하나 더 늘려 놓는 결과를 빚을 뿐이다. 실현 불가능한 논쟁을 발생시켜 분열을 더 심화 시킬 뿐이다.

사실 진보대연합이라는 노선은 정말 희한한 노선이다. 당이 하나 생길 때 마다 연합의 상대가 자꾸 늘어나는 노선이다.

이것은 이 구상 자체가 이른바 진보진영을 다 합쳐서 하나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또 이들을 합치면 지지율이 산술적으로 합쳐진다는 바보같은 발상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설사 현실의 소위 진보정당을 다 통합한다 해도 누가 또 당을 만들어 진보를 표방하면 도시락 사들고 쫓아 다니면서 계속 그 당과 또 합당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예를들어 진보대연합을 추진하다가 각당 사수파의 반대에 부딪히면 각 당의 통합파들은 자
기들끼리 탈당해서 진보연합당을 하나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진보 대연합을 추진한다면서 연합해야 할 당을 하나 더 늘려놓는 꼴이 된다.

진보대연합은 진보대연합을 추구한다면서 계속 연합의 상대만 늘려나가는 문제에 봉착한다.

말로는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자기 스스로 분열의 소지를 발생시킨다.

(사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은 큰 오류를 담고 있다. 엄밀히 말해 역사는 진화하는 것
이 아니라 자꾸 분화되는 것이다)


>
정당에는 관성이 있다. 조직이 결성되면 몇몇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직 자체의 생명
력이 발생한다.

일본공산당이나 사회당이 수십년 전부터 위기타령을 해도 안망하고 수십년간다.

우리나라 사회당도 벌써 10년 넘었다.

내가 볼 때 민주노동당은 민주당 2중대 상태로 최소 20년은 간다. 김정일이 죽어야 아마
무슨 변동사항이 생길 것이다. (민노당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합당보다는 선거연합을 더 선
호한다)

국민참여당은 최소 2년은 간다. 대선 때 독자 후보 전술과 후보단일화 전술 속에서 번뇌하
다가 당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


따라서 합당파들은 실무적으로 어려운 과정인 '합당'이 아니라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
게 자기 당의 존재와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키는 전략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즉 합당파의 실천은 결국 자기당 파괴전략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4당 합당이라는 것은 실무적으로 매우 난해한 수준을 넘어 가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한 술 더 떠서 심지어 어떤 당의 일부와 어떤 당의 일부씩 모이는 더
난해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대개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따로 떼서 뭉쳐 놓는 그림인 경우가 많다)

나로선 ..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일이 그렇게 그림대로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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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4당의 인위적 합당은 불가능하다.  다만 생명력을 다한 당들이 하나씩 사라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