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론' 은 <선거 때 전술적으로 연합>하는 문제와는 전혀 질적으로 다른 논쟁입니다.

 

저는 진보신당 안에서 '합당론'이 <발생>,<성립>하고 최종적으로 <공식의결>되는 일련의 가상 상황이 <실현 불가능한 그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단지 논란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매우 소모적인 일입니다.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죠.

 

예를들어 <4대강 살리기> 보다 더 심한 삽질인 <4대당 합치기>가 실제로 추진된다고 해봅시다.

 

일단 진보신당 사수파는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당을 유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분란이 심화되면 그 와중에 공중분해 되는 역량도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당은 3부분으로 갈라지는 것이죠. (합당파, 해산파, 사수파)

 

제가 아는 합당론자들은 그상황이 직면할 경우 이렇게 3등분 될 것이라는 예측에 동의하더군요. 문제는 '그래도 상관없다'는 태도 였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당내 사수파 보다는 당 밖의 파트너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일단 이렇게 당이 3으로 갈라지면 합당파는 내용적으로는 "합당"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에 "집단 입당"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다함께 수준의 민주노동당내 소수파로 존속하게 될 것입니다.

 

승기를 잡은 민노당 다수파는 합당영웅인 당내 소수파를 잠시 띠워 주겠지만, 그 뒤로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이상 대우해줄 리가 없습니다. (김일성주의의 속성상도 그렇고..원래 정치의 속성이 그렇습니다. 과도한 예측이 아닙니다)

 

민주노총 출신의 *** 선생님을 보시죠. 아무리 대단한 노동운동 지도자라도 이용가치 없는 소수파가 되면 출마하기도 힘들 겁니다.

 

진보대연합이라는 명분을 따라서 민주노동당에 집단입당 하고 소수파로 자리를 잡아봐야 <세력소멸>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합당론>은 거기까지 가기도 전에 논란의 와중에서 정치적 기반 자체가 유실될 공산이 큽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합당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조정입니다. 사실 진보대연합이니 뭐니 하는 것은 다 정치적 언술에 불과합니다. 

실물정치는 헤게모니 싸움이자 지분 싸움입니다.

 

단적으로 말해 4대당이 합당할 경우 4개의 중앙당이 합쳐져서 1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중앙당 상근자의 3/4이 정리해고 됩니다. (지역 지부도 같은 구조조정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사실 4당이 합당하려면 대의원등의 의결기관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라는 문제를 두고도 족히 대여섯달은 싸워야 결론을 낼까말까 할 겁니다.

 

(다 망한것 처럼 보이는 창조한국당 조차도 자기네들 내부에서는 당권을 놓고 치열한 내부 투쟁이 있습니다. 내부적 조건과 외부적조건 등을 다 고려하다보면 이런 협상이 성사될 리가 만무합니다)

 

당직뿐 아니라 공직도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합당 때문에 당내 반대파에 막혀서 죽을 때까지  출마도 못하는 합당파가 생길 것입니다.

 

지분정리가 안되면 그 4대당의 합당파끼리 모인 소위 진보연합 당이라는 것이 총체적인 내부분란에 직면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실무적인 합당이란 결국 지분협상문제인데 4당이 모여서 이 합의가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습니다. 제가 볼 때 <합당론>은 합당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이런 합당의 실무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노, 심만 결심하면 된다는 식으로 상황을 너무 쉽게 보고 있습니다. 약간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 듭니다.

 

결국 합당론은 합당 과정에서 엄청난 논란과 내부다툼, 역량소모를 일으킬 뿐 소기의 목표를 이룰 수는 없습니다. 말로는 진보대연합을 한다고 하겠지만, 결국 그 일을 추진하는 순간 합당해야할 당들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사실 합당을 반대하는 당내 반대파 조차 통합하지 못하면서 '진보대연합'을 말하는 것은 위선적인 것입니다.

 

이렇게 합당을 하기위해 당내 반대파와의 분당까지 감수하는 것을 <목표 과잉>이라고 하는데 '대통합당'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다가 수단을 경시하게 되는 것이죠. 목표와 수단이 뒤집힌 것, 그러니까 성경을 읽기 위해 촛불을 훔치는 셈입니다.

 

결국 합당론이란 사실상 소위 명망가를 중심으로 당을 분당시키고, 결국 옛날 '자주와 평등' 강령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치행위는 대개 어떤 '전망'을 전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 사수파는 미래에 우리가 꼭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을 갖는 것이고

합당파는 지금당장 뭔가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당원 노릇해봤자 별 전망이 없다는 미래 인식을 갖기 때문에 논쟁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결국 여기서 자신이 전망하는 내용이 정말 미래의 그것과 맞아 떨어질 때, 우리는 그것을 감각이라고 합니다.

 

저는 여기서 합당론의 감각이 너무 실무적인 고려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합당론은 논의의 발생 자체로 매우 소모적이고 실천적인 의미가 거의 없습니다.

 

 

합당은 매우 능력있는 주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매우 고난이도의 작업입니다.

합당론이 성공하려면 우선 이 능력을 보여 줘야 합니다.

 

다시 말해 합당론이 정말 정치적 대연합을 추구하려면 우선 당내 반대파부터 포섭할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아니면 추진하지 않는게 낫죠. 해봤자 결국 아무것도 얻을것이 없을 테니까.

 

사실 합당론자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를 파트너로 삼을 것이냐에 따라 2~3개로 구분됩니다. 합당론자 끼리도 생각이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의 차이가 드러날 때 마다 내부의 논적과 결별하고 외부의 파트너를 더 중시 여기는 노선을 취해나가다보면 그 노선이 과연 생명력이 있을까요?

결국

합당론의 본질은 분당론이고, 그 결과는 결국 소위 진보정당을 더 잘게 쪼개는 이상한 결과를 빚어낼 것입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세력 소멸이라는 비참한 말로가 되겠죠.

 

단순한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합당론자들이 내는 조바심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럴 때 일수록 단순함으로 밀고나가야 합니다.

복잡한 전략은 반드시 실패한다.! 이것이 그동안 제가 배운 교훈입니다.

 

4대당 합치기는 <복잡한 전략>의 전형에 지나지 않습니다.